뉴스 상세

newbooks

소유가 불안을 키우는 시대의 기준 세우기, 『덜 갖는 삶에 대하여』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김슬기 옮김 유노북스

더 가지는 대신 덜 흔들리는 마음의 거리감을 연습하다

장세환2026년 1월 7일 오후 1:05
832

덜 갖는 삶에 대하여.jpg출판사 제공

돈과 물건은 늘었는데 마음은 자꾸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더 벌면 편해질 줄 알았지만, 통장은 늘어도 불안은 더 자주 찾아온다. 무엇을 사야 마음이 잠잠해질지 몰라 또 검색하고 또 장바구니를 채운다. 이 불안의 뿌리를 소유의 양이 아니라 소유를 대하는 태도에서 찾는 책이 나왔다.

현대인의 불안은 종종 소유로 번역된다. 불안하면 일단 더 벌어야 할 것 같고, 더 갖춰야 할 것 같고,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으려면 더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늘린 소유는 마음을 편하게 하기보다 새로운 걱정을 낳는다. 잃을까 봐 불안하고, 유지할까 봐 불안하고, 비교에서 밀릴까 봐 불안하다. 소유가 마음을 지켜줄 거라는 기대가 커질수록 마음은 더 쉽게 흔들린다.

지금은 그 악순환이 더 빠르게 굴러간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결정은 어려워지고, 소비는 쉬워졌지만 만족은 짧아졌다. 행복을 위해 돈을 쓰는데도, 마음은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설명할 언어가 부족하다. 그래서 필요한 건 소비를 줄이라는 훈계가 아니라, 돈과 물건 앞에서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해하는 기준이다. 불안을 잠재우려는 돈 사용은 끝이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순간부터, 방향이 달라진다.

해결책의 자리에서 『덜 갖는 삶에 대하여』가 제안하는 건 포기가 아니라 기준의 회복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합산 230만 부를 기록한 작가 코이케 류노스케는 불안의 원인을 소유 자체가 아니라 소유를 대하는 마음의 방식에서 찾는다. 책은 돈을 과대평가하는 습관, 더 갖고 싶은 마음이 작동하는 원리, 방을 채우기 전에 마음부터 정리하는 법, 정말 원하는 것만 남기는 소비의 기준을 4개의 장으로 풀어낸다. 소비를 비난하지도, 미니멀리즘을 강요하지도 않으면서 독자가 스스로 에너지의 방향을 고르게 한다.

이 책이 설득력 있는 지점은 욕망을 억누르지 말고 먼저 인정하라는 태도다. 더 갖고 싶은 마음을 나쁘다고 몰아붙이면 오히려 반동이 커진다. 대신 왜 집착이 생기는지, 그 집착이 어떤 방식으로 불안을 증폭시키는지 차분히 보여 준다. “돈으로 근본적인 불안을 해소할 수는 없습니다”라는 문장은, 돈을 인생의 갑옷으로 삼는 습관을 흔든다. 저자는 소유물이 물건만이 아니라 학력, 직업, 관계까지 포함될 수 있다고 짚으며, 마음이 불안정할수록 소유를 늘려 자신을 지탱하려 한다는 역설을 드러낸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덜 갖는 삶은 줄이기의 기술이 아니라 흔들림을 줄이는 기술이다. 돈을 수단으로만 쓰고, 필요한 것에는 제대로 쓰되, 없어도 되는 것에는 에너지를 쓰지 않는 선택이 핵심이다. 저축과 절약조차 자극이 될 수 있다는 대목은, 한쪽으로 쏠린 극단을 경계하게 만든다. 무엇을 가져야 하는가보다 무엇에 반응하지 않아도 되는가를 알게 될 때, 생활은 더 단정해지고 마음은 조금 더 조용해진다.

더 가져서 안전해지는 길이 아니라, 덜 흔들리는 기준을 세우는 길이 삶을 가볍게 만든다.

관련 기사

사람 보는 안목이 관계를 바꾼다, 『사람 보는 눈이 없는 당신에게』(궈즈리, 지니의서재)

사람 보는 안목이 관계를 바꾼다, 『사람 보는 눈이 없는 당신에게』(궈즈리, 지니의서재)

7월 13일 오후 12:18
20
방대한 화엄의 바다를 이야기로 건너다, 『스토리텔링 화엄경』 출간(강영석, 지식과감성#)

방대한 화엄의 바다를 이야기로 건너다, 『스토리텔링 화엄경』 출간(강영석, 지식과감성#)

7월 9일 오후 9:34
13
한물간 가수 지망생이 맨발로 찾은 자기 감각, 『히든 스텝』 출간(박재연, 위즈덤하우스)

한물간 가수 지망생이 맨발로 찾은 자기 감각, 『히든 스텝』 출간(박재연, 위즈덤하우스)

7월 9일 오후 9:34
26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