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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는 법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을 묻다, 『질병예방세대』(오수연, 생각의힘)

기대수명 83.7세와 건강수명 65.5세 사이의 18년을 줄이기 위해, 식단·검진·약·영양제·명상을 정량적 기준으로 엮어낸 예방의학 가이드

장세환2026년 4월 22일 오후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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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예방 세대.jpg출판사 제공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오래 앓는다. 『질병예방세대』는 바로 그 불편한 현실에서 출발한다. 2024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7세인데 건강수명은 65.5세에 그친다. 평균 18년을 질병과 함께 살아간다는 뜻이다. 이 책은 그 간극을 숙명처럼 받아들이지 않는다. 병은 갑자기 닥치는 사건이 아니라 수년, 때로는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되는 과정이며, 발병 전단계에서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전제 위에서 예방의 언어를 다시 세운다.

차의과학대학교 내과학교실 교수이자 내과 전문의인 오수연은 이 책에서 “최고의 치료는 예방”이라는 오래된 명제를 막연한 훈계가 아니라 실천 가능한 수치로 바꾸려 한다. 건강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독자에게 필요한 것은 “잘 먹어라, 잘 자라” 같은 조언이 아니라,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 있는 기준이라는 판단이 책 전체를 이끈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하루 4큰술, 견과류 30g, 수면 7~8시간, 단백질 섭취량 같은 식의 정량적 접근은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연구를 통해 검증된 생활 관리 원칙을 숫자의 언어로 번역해, 독자가 곧바로 자기 생활에 대입할 수 있게 했다.

이 책이 흥미로운 지점은 질병을 개별적으로 다루면서도 건강을 하나의 지도로 묶어 보여준다는 데 있다. 당뇨병, 동맥경화, 치매, 면역력, 암 예방, 영양제, 명상이라는 주제들이 따로 흩어지지 않고 식단·검진·약·수면·운동·보충제의 문제와 서로 연결된다. 지중해식단이 왜 심혈관질환과 치매 예방에서 함께 거론되는지, 스타틴이나 오메가-3, 비타민 D, NMN 같은 논쟁적 주제를 어떤 근거로 판단해야 하는지, 대장내시경과 분변잠혈검사 같은 선택 앞에서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까지 폭넓게 짚는다. 건강서를 읽다 보면 각종 유행 정보가 충돌해 오히려 피로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질병예방세대』는 그 혼란을 “비판적 고찰”의 방식으로 정리하려는 책에 가깝다. 저자에 따르면 이 책은 600편이 넘는 의학 논문을 검토해 만든 결과물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 책이 예방을 특권적 자기관리의 언어로만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임상 현장에서 30~40대에게 “부모님은 질병을 당하는 세대였지만, 선생님은 질병을 예방하는 세대”라고 설명한다고 쓴다. 이 문장은 불안을 자극하는 구호가 아니라, 건강검진과 위험인자 관리가 가능해진 시대의 변화를 압축한다. 오래 사는 시대에 더 절박한 질문은 수명의 길이가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떤 몸으로 통과할 것인가에 있다. 『질병예방세대』는 바로 그 질문을 유행 식단이나 공포 마케팅이 아니라 연구와 임상의 접점에서 다시 묻는 책이다. 오늘의 선택이 10년 뒤를 바꾼다는 문장이 이 책에서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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