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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 정착한 인간은 여전히 인간일까, 『비커밍 마션』 출간(스콧 솔로몬, 세로북스)

우주 시대 앞둔 인류에게 던지는 질문… 몸과 마음, 진화까지 탐구한 과학 교양서

장세환2026년 5월 13일 오후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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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마션.jpg출판사 제공

달 기지와 화성 도시 건설이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시대다. 우주에 “어떻게 갈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책 『비커밍 마션』이 세로북스에서 출간됐다. 미국 라이스대학교 진화생물학자 스콧 솔로몬은 이 책에서 우주 환경이 인간의 몸과 정신, 나아가 인류의 진화 자체를 어떻게 바꾸게 될지 탐구한다.

저자는 우주비행사 인터뷰와 나사의 연구 자료, 스타십 발사 현장과 최첨단 연구실 취재를 바탕으로 인간이 우주에서 겪게 될 변화를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미소중력과 우주 방사선, 희박한 대기와 독성 토양 같은 화성 환경 속에서 인간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는지, 또 화성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어떤 존재가 될지를 질문한다.

책은 실제 연구 사례들을 통해 우주가 인간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장기간 무중력 상태에 놓인 우주비행사들은 척추가 늘어나 키가 커지고, 근육과 뼈는 약해진다. 적혈구 생산 감소와 시력 변화 같은 현상도 확인됐다. 특히 국제우주정거장에 체류한 우주비행사와 지구에 남은 쌍둥이를 비교한 ‘나사의 쌍둥이 연구’는 우주 체류가 유전자 발현과 장내 미생물 환경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흥미로운 지점은 인간의 진화 가능성이다. 저자는 화성에 정착한 인류가 세대를 거듭하면 지구인과 다른 존재로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화성에 정착한 이들의 후손은 세대가 지날수록 지구인과 점점 더 다른 존재가 되는 길로 나아갈 것”이라는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책에는 우주 공간에서의 번식과 생존 문제도 담겼다. 저자는 “우리는 우주에서 섹스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결국 인류의 미래와 연결된다고 짚는다. 실제로 우주 환경에서 정자 생산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방사선 노출이 인간 생식에 미치는 영향 역시 본격적인 연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또 다른 축은 인간 사회와 윤리다. 제한된 공간에서 소수의 인원이 장기간 생활했던 ‘바이오스피어 2’ 실험 사례를 통해 폐쇄된 우주 환경 속 인간 관계의 갈등과 심리 변화도 분석한다. 화성 사회에서 반려동물을 기를 수 없는 이유, 모든 화성인이 사실상 비건이 될 가능성 등 현실적인 문제들도 함께 다룬다.

책 곳곳에는 우주 시대를 향한 기대와 두려움이 교차한다. 곰벌레 유전자를 인간 세포에 삽입해 방사선 저항성을 높이는 연구, 인간 유전자를 우주 환경에 맞게 개조할 가능성 같은 내용은 과학 발전과 윤리 논쟁을 동시에 불러낸다.

『비커밍 마션』은 단순한 우주 과학서에 머물지 않는다. 인간이 지구라는 환경에 얼마나 깊이 맞춰진 존재인지 되묻고, 결국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독자를 이끈다. 우주를 향한 상상이 다시 뜨거워진 시대, 이 책은 가장 먼저 인간 자신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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