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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엄마의 감정을 돌볼 시간이다』(윤정희, 프로방스)

아이를 돌보느라 미뤄 둔 마음, 이제는 엄마가 먼저 안아야 할 시간

장세환2026년 1월 14일 오후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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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들려줘요.jpg출판사 제공

미안함과 죄책감, 불안과 무기력 같은 감정은 “약해서”가 아니라 “끝까지 버텨 왔기” 때문에 남는다. 윤정희의 『이젠 엄마의 감정을 돌볼 시간이다』는 엄마에게 익숙한 그 감정들을 단순히 위로로 덮지 않는다. “좋은 엄마가 되는 법”을 더 얹기보다, 지금 엄마인 내가 어떤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지부터 묻는다. 아이를 먼저 살피는 습관이 몸에 밴 엄마에게, 이 책은 시선을 조용히 돌려 “엄마의 마음이 우선”이라는 문장부터 세운다.

책은 우울과 불안, 상실감과 열등감, 분리불안과 죄책감 같은 부정적 감정을 하나씩 꺼내어 이름 붙인다. 그러고는 그 감정이 왜 반복되는지, 무엇을 지키려다 생긴 흔적인지 따라가며 독자를 “감정 공부”의 자리로 데려간다. 특히 내면아이를 만나는 과정, 방어기제를 찾아보는 과정, 핵심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 감정과 대화하는 연습이 촘촘하게 이어진다. 감정은 없애야 할 적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신호라는 관점이 책 전반을 잡고 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지점은 ‘실천’이 과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음이 아프면 정신의학과에 간다는 문장처럼, 감정의 문제를 의지나 인내로만 해결하려는 강박에서 한 발 물러나게 한다. 글쓰기가 자신을 일으켜 준다고 말하며 감사 일기, 칭찬 일기, 확언 일기 같은 구체적 방법도 제시하지만, 그 목적은 억지 긍정이 아니다. 무너진 하루를 조금 덜 아프게 통과하기 위한 현실적인 장치들에 가깝다.

결국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엄마의 마음이 회복될 때, 아이의 삶도 달라진다. 엄마의 표정과 말투, 선택과 태도는 아이에게 가장 가까운 세계이기 때문이다. “나중에”로 미뤄 둔 감정을 오늘의 자리로 끌어와, 엄마 자신을 한 사람으로 다시 세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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